저는 승록선생님의 수업 <기본반 14기>와 <첨삭반 20기>를 수강했고, 올해 <MBC> 공채 취재기자 직군에 최종 합격했습니다.
수험 생활 자체는 오래 있지 않았습니다.
올 여름에 <SBS>와 <MBC> 공채 원서를 받으면서 수업을 듣기 시작했으니까 한 3~4개월 걸렸죠.
저보다 오래 준비해오신 분들도 많이 계시다고 들었기 때문에 제 경험은 정석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잔재주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합격으로 가는 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서 후기를 써봅니다.
저는 게으른 수험생이었어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신문을 읽고 이슈나 상식을 정리하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신문은 밀리기 일쑤여서 하루 한 편 집필하자는 다짐은 번번이 무너졌어요.
그래서 저는 성실성과 풍부한 정보치로 승부하기보다는 다른 전략을 찾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 경험은 게으름을 어떻게 채워나갈지에 대한 글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그 해답은 자기만의 모서리를 세우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삐딱했던 자기소개서 그리고 면접
자서는 서류전형 후에도 자기 발목을 잡으니까 중요하죠. 역량면접에서도요 최종면접에서도 저는 제자소서를 읽고 있는 면접관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집요하게 질문을 받았습니다.
잘써서가아니라못써서그렇습니다.
‘제 자소서는 지금 다시 봐도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사회 이슈나 트렌드에 대해 서술하라는 질문에 평소 회사의 성향, 보도 방향과는 전혀 반대로 서술한 거예요.
하지만 나름대로 면접관의 질문을 좁힐 수 있는 장치였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성향과는 달라서 당연히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격당할 수밖에 없었어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질문이 있었고 면접관의 질문은 대개 그 범위 안에서 나왔습니다 면접장에서 받을 질문을 예측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승산을 높일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준비한질문이아니라자신감있게대답할수있는그런내게임을만들고질문을받는것이중요합니다
물론 자기소개서를 기술이라고 허술하게 쓰는 건 도박입니다 서류 합격하지 않으면 다음이 없으니까요.
대신 저는 회사에 제 자신을 많이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배경지식이 있고 본인의 주관이 있다면 회사와 다르더라도 그 주관을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 좋은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회사와잘맞는성향의다수지원자중에서회사와완전히안맞더라도자신의각을가지고있는지원자가된다면서류전형은물론그것과연결된후면접에서도좋은결과가있을것입니다2) 필기
논술은 예상 밖의 논제였어요. 코로나 이후 생활의 정상성 회복 방법에 대한 논제였습니다.
이미 시들하다고 생각했던 코로나 논제가 다시 나오면서 현장에서 당황했던 건 사실이었어요.
순록선생님이말씀하신논제를끊는일도해보면서출제자가요구하는필수적인정보가무엇인지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 생활의 정상성, 사회, 방송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각 단락을 전개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상술한 이유로 코로나 논제에 대해서는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정보값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논제와 논지를 한번 틀어봤습니다.
생활의 정상성을 한번 부정하고 들어갔어요. 노숙인, 간병인, 긱 노동자 등 코로나 시대의 약자에게는 삶의 정상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처음부터 존재했던 적은 없다”고 규정하고 시작했습니다.
이런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도 쌓아올린 정보나 배경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글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가지고 있는 것을 논제와 잘 밀착시킬 수 있다면 예상할 수 없는 논제든, 가지고 있는 정보값 없는 논제든 현장에서 잘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컨대 여기서도 각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순록선생님은항상대단한것은아니더라도조금이라도관점을바꾸면신선한논조를만들수있다고말씀하셨습니다.
나름대로는 시도해서 성공했어요.
3) 실무평가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로 들어왔습니다.
실제로 이전 후기를 바탕으로 준비했는데 단신 리포트 작성을 제외하면 조금도 의미가 없을 정도로(이는 합격한 동기들도 모두 동의하는 부분) 전형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실무평가에서는 본질을 고수했습니다.
회사에서 뽑고 싶은 사람 그 전에 면접관 직원들이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일 잘하고 구김 없고 모서리가 없는 사람 어떻게 하면 그런 이미지가 나올까 고민했어요.
발표내용은충실히하면서지적을받았을때적절히자기의생각을드러낼줄알며상대방의의견을들어줄줄줄아는사람.
적어도 실무평가를 하는 이틀 동안은 완전히 그런 사람으로 행동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대신이단계에서는능력있는사람보다는같이일하고싶은사람이되는것에집중하면좋겠습니다.
능력은 이미 논술과 실무평가의 과제물 달성도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요.
굳이 현직자들이 시간을 내서 우리와 만난다는 것은 함께 이야기를 해보고 함께 일하기에 적합한 사람인지를 본다는 의미가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넷. 스피치
저는 원래 신문기자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스피치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발표와 관련해서 학원을 다닌 적도 없어요.
방송기자라고하면떠오르는전형적인말투나목소리가있는데그게필수는아니었던것같아요.
저는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턴기자 주현영’을 반면교사로 삼았습니다.
왜 그런 모습이 화제가 되었는지 고민하다가 제외해야 할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남는 건 차분하게 차근차근 질문한 내용만 얘기하는 것. 그거였어요
주 기자가 당황하는 것은 아는 내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 방송에서도 앵커의 입을 빌려주는 기자의 취재 부족을 지적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과제물에서 받은 자료를 최대한 외워서 받은 메모지에 기록했습니다.
아는 내용이 있어야 기지개를 켤 수 있죠.5. 나가면서
좀 건방져 보이는 그런 글이었던 것 같아요. 선발 때도 제 경험을 정리하지 않아 난잡하게 휩쓸린 것 같기도 해요.
선발 일정이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준비했기 때문에, 준비만으로는 승산이 없었습니다.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그리고 그것을 조금씩 변경해 나가면서 현장에서 적용해 나갔습니다.
전 제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너무 게을렀고 많은 준비를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은칠기삼이라는 신념 아래 갔죠.
저의 단점은 신경쓰지 않았어요. 정말 기본적인 것을 빼면 단점은 채울 시간도 없었어요. 대신 장점을 짧은 시간이라도 빛내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말씀은 승록선생님께서도 여러 번 하셨지만 저도 전형을 거치면서 깨달았습니다.
단점을 메워서 무난한 지원자가 되기보다는 단점은 보여 주되 다른 장점으로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정답을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틀려도 신기하게 틀리는 것이 때로는 정답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정답이라고 생각해도 현직자의 눈에는 부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