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 배린이의 취미 기록 4th
첫 교재로서 보통 선택되는 것은 시노자키나 스즈키의 1권. 게다가 활의 사용법이나 운지 훈련을 위한 교재가, 선생님의 판단으로 추가되는 방식이다.
그런데 나의 첫 교재는 시노자키도 스즈키도 아니었다.
1권으로 끝내는 취미 바이올린이 제목이 미치겠다 […] 어차피 못 볼 거라서 치우려고 했어귀찮아서 치우지 못해서 아직 남기고 있었다.
처음 배우기 시작한 문화센터 쪽 선생님은 취미로 시작하는 어른들에게는 흥미 유지를 위해 대중적인 곡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의였는지 그 책 좀 갖다 달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요즘 성인 취향의 피아노 학원에서 바이엘이나 체르니 대신에 자신이 직접 만든 교재로 레슨을 해주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센터에서 두 달 정도 배웠는데 그 기간 동안 실제로 그 책에 실린 곡을 연주한 기억은 별로 없다.
활 잡는 법이나 활 쓰는 법이나 이런 걸 먼저 배워야 돼서…
우선은 활잡기부터 난관이었다.
그 긴 활을 가운데도 아니고 끝부분을 잡고는 별로 손에 힘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데도 기대지 않은 상태에서… 이 상태에서 활수평을 어떻게… 유지한다는 거죠?선생님 @_@
수평을 유지하려면 엄지손가락에 힘을 주게 되고, 선생님은 그 모양이 아니면 거기 힘을 빼야 한다고 하셔서.활은 계속 고개 밑으로 숙여지고.
활 모양으로 자연스럽게 잡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일단 센터 다니는 두 달 동안은 선생님이 원하는 손 모양을 제대로 만들어 본 적이 없어요 ^_`… 이제 어느 곳도 안기면서 수평으로 따는 것은 일은 아니지만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아직 보잉하는 동안 손 모양이 부드럽게 바뀌지 않았다.
이어지는 활쏘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활시위를 길게 교정하기로 하고 (하루 이틀에 해결될 문제도 아니었다) 일단 개방현을 당겨보기로 했지만 현이 네 개 돌아간 뒤에는 기가 막히게 당기게 됐다.
선생님이 요구하는 연습량도 턱없이 부족한 구간이었다.
이유는 물론 있다.
바이올린 소리를 내려면 줄을 당겨야 하는 게 기본이니까.여기서 대개 현마다 바뀌는 팔의 각도를 익혀 어디를 어떻게 당기면 소리가 좋아지는지를 스스로도 깨닫고 어쨌든 보잉을 익혀야 앞으로 무슨 일을 해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방현을 당기는 일이 익숙해지면, 다음에는 현절의 운지법을 확인하고 지판을 짚고 활쏘기로 들어가겠습니다만…여기서부터 손가락이 심하게 아프기 시작한다.
나는 바이올린은 현재 제일 가늘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야. 너무 아팠다 바이올린이 이 정도면 첼로는 죽겠지라고 생각했다.
한 시간도 연습을 하지 않았는데 손가락 끝에 현이 뚫린 모양으로 흔적이 남았고, 흔적이 깊게 남으면 아픈 것도 아픈데 현을 찔러도 새는 소리가 들어가 제대로 소리가 나지 않아 자연스럽게 연습을 마치게 됐다.
당시 내가 연습하기 싫어서 안 한 게 아니었어 연습해 보니 손끝이 까매졌는데 처음엔 어디에 닿았는지 몰랐다.
값싼 연습용 바요르 지판은 완전히 검은 흑단은 쓰지 않고 저렴한 나무 위에 검은 칠을 해 그곳에 묻는다고 한다.
대충 한 달 넘게 주현을 당겼던 너무 처음이라 과외를 받으러 가도 아마 비슷했을 것이다.
(실제로 주위에서 현악 개인교습을 한 달 받다가 그만뒀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한 달 내내 줄만 튕겼더니 재미없을 것 같았다.
)
이후 개인 사정으로 문화센터 수강을 중단하고 몇 년이 지나서야 개인교습을 받기 시작했지만 전에 배운 게 남아 있었는지 예전보다 활기찬 구간을 빨리 마치고 곡으로 옮겼다.
여기서 잠깐 돌아와서 스즈키 한 권과 호만 한 권을 배우기 시작한다.